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2장
2장 이상한 나라의 객체
객체지향과 인지 능력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객체들이 모여 현실 세계를 이루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의 세계 역시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객체들이 모여 이뤄져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세계에서의 객체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객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행 중인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겉으로는 우리가 있는 세계와 유사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매우 이질적인 모습을 지닌 세계와 마주치게 될 것이다.
객체, 그리고 이상한 나라
앨리스 객체
- 앨리스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앨리스는 자신의 키를 계속해서 변화시켜 문을 통과한다.
- 앨리스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앨리스의 키가 130cm인 상태에서 테이블 아래의 케이크를 먹을 경우 현재의 키보다 150cm 더 커진다면, 케이크를 먹은 후의 앨리스의 키는 280cm가 될 것이다.
즉, 케이크를 먹기 전 앨리스의 키가 얼마였느냐가 케이크를 먹은 후의 키를 결정한다.
- 앨리스의 키가 130cm인 상태에서 테이블 아래의 케이크를 먹을 경우 현재의 키보다 150cm 더 커진다면, 케이크를 먹은 후의 앨리스의 키는 280cm가 될 것이다.
- 행동의 순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작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병 안의 음료나 케이크를 먹는 행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앨리스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 앨리스의 키가 작아지더라도 주변 사람들은 앨리스라고 부른다.
객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나라
객체
- 하나의 개별적인 실체
- 식별 가능한 물리적인 또는 개념적인 사물
- 인간의 인지 능력 안에서 개수를 셀 수 있다.
- 다른 사물과 구분할 수 있다.
- 생성 시점을 알 수 있다.
- 독립적인 하나의 단위로 인식할 수 있는 모든 사물
- 변경 가능한 상태(state), 특징적인 행동(behavior), 구별 가능한 식별자(identity)를 지닌 실체
상태
왜 상태가 필요한가
어떤 행동의 결과는 과거에 어떤 행동들이 일어났느냐에 의존한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항공권을 발권해야한다. 엘레베이터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원하는 층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 등)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작은 문을 통과한다는 행동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방법은 앨리스가 과거에 케이크나 버섯을 먹었던 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 앨리스가 했던 모든 행동을 기억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행동의 결과를 설명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인간은 행동의 과정과 결과를 단순하게 기술하기 위해 상태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의 모든 행동 이력을 설명하지 않고도 행동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다. 즉, 앨리스가 과거에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모르더라도 앨리스의 키와 문의 높이라는 두 가지 상태만 알면, 문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기반으로 객체의 행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상태는 근본적으로 세상의 복잡성을 완화하고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상태와 프로퍼티
숫자, 문자열, 양, 속도, 시간, 날짜, 참/거짓과 같은 단순한 값들은 객체가 아니다. 단순한 값들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다른 객체의 특성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때로는 단순한 값이 아니라 객체를 사용해 다른 객체의 상태를 표현해야 할 때가 있다. 앨리스가 음료를 마시기 위해 병을 들고 있다면, 객체지향 관점에서 앨리스는 음료에 관해 알고 있는 상태이며, 앨리스 객체와 음료 객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객체의 상태는 단순한 값과 객체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객체의 상태를 구성하는 모든 특징을 통틀어 객체의 프로퍼티(property)라고 한다.(앨리스의 경우, 키, 위치, 음료가 프로퍼티이다.) 일반적으로 프로퍼티는 변경되지 않고 고정되기 때문에 ‘정적’이다. 반면 프로퍼티 값(proeprty value)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에 ‘동적’이다.
객체와 객체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링크(link)라고 한다. 객체와 객체 사이에는 링크가 존재해야만 요청을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즉, 객체의 링크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협력이 가능하다) 링크는 객체가 다른 객체를 참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일반적으로 한 객체가 다른 객체의 식별자를 알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객체를 구성하는 단순한 값은 속성(attribute)라고 한다. 앨리스의 키와 위치는 단순한 값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속성이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과 다른 객체를 가리키는 링크라는 두 가지 종류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객체는 자율적인 존재로 다른 객체의 상태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상태를 변경할 수도 없다. 간접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행동
상태와 행동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은 객체의 자발적인 행동뿐이다. 객체의 행동에 의해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것은 행동이 부수 효과(side effect)를 초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앨리스가 케이크를 먹는 행위는 앨리스의 키를 작게 변화시키고 케이크의 양을 줄이는 부수 효과를 야기한다.
상태 개념을 이용해 행동을 두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상호작용이 현재의 상태에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는가?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 상호작용이 어떻게 현재 상태를 변경시키는가?
앨리스가 문을 통과하는 행동을 상태 관점에서 설명해보자. 이때, 문의 크기가 40cm라고 가정한다.
- 앨리스의 키가 40cm 이하라면 문을 통과할 수 있다.
- 문을 통과한 후에 앨리스의 위치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야 한다.
협력과 행동
객체는 다른 객체와 메시지를 통해서만 의사소통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 수신한 메시지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면서 협력에 참여하고 그 결과로 자신의 상태를 변경한다. 이때, 다른 객체의 상태 변경을 유발할 수 있다. 앨리스가 음료를 마시면 앨리스 자신의 키가 작아지는 동시에 음료의 양도 줄어야 한다. 즉, 음료를 마시는 앨리스의 행동은 자신뿐만 아니라 음료의 상태 변경도 유발한다.
객체의 행동은 아래 두 가지 관점의 부수효과를 명확하게 서술해야 한다.
- 객체 자신의 상태 변경
- 행동 내에서 협력하는 다른 객체에 대한 메시지 전송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상태 캡슐화
현실 세계의 객체와 객체지향 세계의 객체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현실 속에서 앨리스가 음료의 양을 줄여 상태를 변경시키는 주체이다. 그러나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모든 객체는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앨리스는 직접적으로 음료의 상태를 변경할 수 없다. 단지 음료에게 자신이 음료를 마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앨리스가 음료를 마시는 행동은 자신의 키를 작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앨리스는 자신이 먹은 양만큼 음료의 양을 줄여달라고 메시지를 전송한다. 이것이 앨리스가 음료를마신다는 행동에 대한 모든 것이다. 음료의 양이 줄어들 것인지는 메시지를 수신한 음료가 결정할 사항이다.
이것이 캡슐화가 의미하는 것이다. 객체는 상태를 캡슐 안에 감춰둔 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다. 객체가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행동뿐이며, 외부에서 객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행동뿐이다.
객체의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외부로부터 전달된 메시지지만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지 여부는 객체 스스로 결정한다. 사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부의 객체는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상태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행동을 경계로 캡슐화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객체의 자율성을 높인다. 자율적인 객체는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객체의 지능도 높아진다.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의 지능이 높아질수록 협력은 유연하고 간결해진다.
식별자
객체를 서로 구별할 수 있는 특정한 프로퍼티가 객체 안에 존재하는데 이를 식별자라고 한다. 단, 객체가 아닌 단순한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는다.
값(value)은 숫자, 문자열, 날짜, 시간, 금액 등과 같이 변하지 않는 양을 모델링한다. 흔히 값의 상태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불변 상태(immutable state)를 가진다고 말한다. 값이 같은지 여부는 상태가 같은지를 이용해 판단한다. 이처럼 상태를 이용해 두 값이 같은지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등성(equality)이라고 한다. 상태를 이용해 동등성을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값의 상태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값은 오직 상태만을 이용해 동등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인스턴스를 구별하기 위한 별도의 식별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객체는 시간에 따라 변경되는 상태를 포함하며, 행동을 통해 상태를 변경한다. 따라서 객체는 가변 상태(mutable state)를 가진다고 말한다. 타입이 같은 두 객체의 상태가 완전히 똑같더라도 두 객체는 독립적인 별개의 객체로 다뤄야 한다. 두 객체의 상태가 다르더라도 식별자가 같다면 두 객체를 같은 객체로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식별자를 기반으로 객체가 같은지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은 동일성(identical)이라고 한다. 상태를 기반으로 객체의 동일성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객체의 상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식별자란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구분하는데 사용하는 객체의 프로퍼티다.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상태를 이용한 동등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해야 한다.
객체는 상태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시기별자를 이용한 동일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할 수 있다.
참조 객체(reference object) 또는 엔티티(entity)는 식별자를 지닌 전통적인 의미의 객체를 가리키는 용어
값 객체(value object)는 식별자를 가지지 않는 값을 가리키는 용어
객체의 특성
- 객체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객체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객체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행동의 순서가 실행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객체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